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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온 마케팅/광고 전략에 대한 견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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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온 마케팅/광고 전략에 대한 견해

cmos00 2010. 9.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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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GM대우에서 알페온이라는 준대형세단을 선보였다.

이번달에 런칭된 알페온 광고는 누구나 한번 쯤은 보았을 것이다. 광고를 보고 처음 느낀 점은 '광고의 톤&매너가 상당히 고급스럽고 멋있구나! 독일차와 일본차에 겨누어서 메시지에 임팩트가 있구나~!'하지만 이러한 나의 생각은 금방 사라졌다. 어디서 본 듯 한 차종...혹시나 해서 지난 메일함을 뒤져보니 GM대우에서 온 알페온 홍보 DM을 찾았다. 다시 한 번 알페온의 TVCM을 들여다 보자!



독일 명차의 디자인조차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이제 알페온을 만나야 할 때
World Class Luxury ALPHEON



일본 명차의 고요함조차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이제 알페온을 만나야 할 때
World Class Luxury ALPHEON



독일 명차의 인테리어조차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이제 알페온을 만나야 할 때
World Class Luxury ALPHEON

광고를 다시 살펴보고 카피를 다시 정리해보니 기존 나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페온의 광고는 GM대우라는 것을 숨기려 함과 동시에 이를 드러내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이다.

국내에서의 고급차종은 해외 유명 기업들의 소형 자동차 브랜드보다 소비자 인식속에서 낮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GM대우의 경우 '마티즈' 라는 소형차종의 성공으로 '마티즈 = GM대우'라는 인식이 잡혀있다. 현대가 중형 세단(소나타, 아반떼), 기아는 디자인(k7, 포르테, 소울), 쌍용은 SUV(코란도, 렉스턴, 무쏘)라는 인식이 강한 것 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회사에서 준대형세단인 알페온을 내놓았다. GM대우가 가진 기업이미지와 자동차 브랜드의 이미지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이는 GM대우의 기업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GM대우는 2005년 대형세단인 스테이츠맨을 선보이고, 또한 2008년에도 대형세단인 베리타스를 선보였으나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탈 집중화된 기업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후 생산되는 브랜드에도 악형향을 끼치는 것이다.




GM대우의 모회사는 General Motors의 경우를 살펴보자. General Motors는 GM대우는 물론 시보레, 폰티악, 캐딜락 등 여러 자동차 생산기업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대형기업이다. 이렇게 많은 자회사들을 가지고 있는 General Motors이지만 현재는 재정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에 가장 중요한 이유는 General Motors의 탈 집중화된 전략이 주원인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1921년 알프레드 슬로언이 General Motors의 CEO로 취임했을 때 자동차 브랜드 계열은 뒤죽박죽이었다. 각 자회사들에서 생산하는 차종들의 포지셔닝이 서로 겹쳐져 있었고, 기업 이미지와는 맞지않은 제품군들을 서로 생산해내고 있었다. 이에 슬로언 회장은 자회사의 브랜드을 서로 분류하게된다. 저렴한 가격대에 시보레, 중간 가격대의 올즈모빌, 최고급 가격대의 캐딜락, 시보레와 올즈모빌 사이에 폰티악(오클랜드모터카), 올즈모빌과 캐딜락 사이에 뷰익으로 서로 다른 제품군을 형성하여 1931년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2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던 General Motors의 라이벌 기업인 Ford를 제치고 31퍼센트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앞서나가게 된다. 그 후 General Motors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50퍼센트를 상회하게 된다. 하지만 General Motors는 이전의 교훈을 잊고, 다시 탈 집중화되기 시작했다. 시보레와 폰티악은 값비싼 제품을 출시하고, 올즈모빌과 뷰익, 캐딜락은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특히 시보레의 경우 대형차, 소형차, 고가차, 저가차를 모두 생산하여 가장 저렴한 제품과 가장 비싼 제품의 가격 차이가 무려 742%나 된다. 과거 10년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시보레의 판매량은 36% 하락했다. GM대우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재의 시보레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그렇다면 GM대우는 앞으로 소형자만 생산하라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급화된 기업 이미지를 형성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최고급 제품군을 형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세웠어야 했었다. 앞에서 GM대우는 소형차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기 때문에 GM대우라는 기업이미지와 알페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충돌이 일어나고, 소비자들은 이에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알페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까? GM대우는 알페온과 기업이미지를 확실히 분리해서 어필했어야만 했다. (그 예로는 애경에서 최초로 화장품 사업을 했을 때를 들을 수 있다. 애경에서 화장품 사업을 처음 진출하려고 했을 때 애경의 기업이미지는 세제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화장품을 출시할 때 애경이라는 이름을 감추고, 프랑스의 마리끌레르 잡지사의 이름을 빌려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였다. 그 후 여드름 전용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하고, 그 기능에 따라 제품군을 분류하여 시장에서 성공하였다. 지금 애경 화장품의 이미지는 세제를 생산하는 기업의 이미지보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된 후 기업이미지에 브랜드 이미지와 접목시켜 성공한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동일 업종의 기업에서 그 예를 찾아보더라고 브랜드 이미지를 분리해서 어필하는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초 도요타가 미국시장에 진출했을 때 도요타는 저가 브랜드였고, 좀 더 수익이 높은 고급 승용차 브랜드를 생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이미지는 저가 브랜드였기 때문에 고급화된 제품군하고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도요타라는 이름을 숨긴 별개의 브랜드 '렉서스'를 출시하여 성공하게 된다.





닛산과 인피니티, 혼다와 아큐라 또한 동일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반대의 경우를 보자. 해외에서 혼다의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혼다의 자동차 브랜드를 그다지 좋게 평가되지 못한다. 왜일까?
일본에서 혼다는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업체의 이미지가 강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토바이 판매는 잘 되지만 자동차 판매는 잘 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혼다하면 오토바이를 떠올리지 자동차를 떠올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GM대우는 기아의 K7의 경우처럼 준대형세단에 기업명이 노출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K7과 알페온은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 기아의 경우 모든 키워드가 '디자인' 에 맞추어져 있다. 즉, 디자인이 강점인 준대형세단이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만 알페온이 갖는 키워드는 '럭셔리'라는 단어이다. 'K7 = 디자인 = 기아' 라는 이미지는 형성이 되지만 '알페온 = 럭셔리 ≠ GM대우' 라는 이미지는 형성이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럭셔리'라는 키워드는 도요타의 렉서스와 공유하고 있는 단어이다. 렉서스의 브랜드 심볼과 렉서스라는 브랜드 명 자체가 '럭셔리'라는 단어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알페온의 광고를 다시 살펴보자. 전반부에 현재 광고의 메시지에서  GM대우를 숨김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광고 카피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GM대우 라는 기업명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독일차의 '디자인', '인테리어' 와 일본차의 '고요함' 에 빗대어 알페온이 전혀 손색이 없다며 이러한 차들보다 뛰어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브랜드 슬로건 역시 'World class luxury' 아닌가... 하지만 여기에는 오류가 숨어있다. 자동차로 유명한 독일, 일본과 비교함으로써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소비자 인지속에 각인시키려고 했던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알페온은 한국차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외차가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한국 시장에서의 대형세단의 경우 해외의 소형차종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누구든 공감이 될 것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알페온을 고급세단으로 인식시키고 싶었다면 오히려 한국에서 생산된 차라는 것을 미리 밝히는 것보다는 추후 브랜드 이미지가 어느정도 형성된 후에 밝혔더라면 알페온이 고급세단의 이미지를 얻는데는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알페온은 GM대우의 자존심을 앞세워 만든 제품이니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좋은 평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기업이라는 점과 GM대우라는 기업이미지 때문에 실제 알페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는 조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지금이라도 알페온과 GM대우를 철저히 분리하여 관리하고, 특히 해외에서는 (현대나 기아의 경우보다) GM대우의 기업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된다고 본다. 브랜드 이미지가 어느정도 형성된 후 한국기업, GM대우에서 만든 고급세단임을 어필하는 것이 알페온과 GM대우 둘다 소비자인식 속에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알페온 또한 일본 기업의 렉서스나 아큐라, 인피니티 못지 않은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세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 경영불변의 법칙 (알리스 저), 대한민국 일등상품 마케팅 전략/모티베이터 (조서환 저)

<위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이며, 내용중에 실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음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으며 이에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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